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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감정을 읽는 시간- 행복

서린세이지 2024. 9.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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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는 시간」의 5장에서는 충만하지만 순식간에 사라지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들여다본다. 행복을 느끼는 것은 개인의 유전자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마음이 기쁘거나 행복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고 우호적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항우울제는 우울증 환자들만 아니라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인간은 이유없이 항상 행복하기만 원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현실과의 실제적인 접촉이 있어야 한다. 

 

CHAPTER 5. 행복: 영원히 느끼고 싶은 찰나의 감정

나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행복은 의도적으로 만들기가 너무 힘든 감정이며,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허망한 감정이기도 하다. 과연 행복을 느낄 때 우리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행복은 단순한 감관 인식으로부터 시작된다. 향긋한 냄새나 따스한 손길 같은 것이다. 이러한 자극이 신경삭을 타고 뇌로 전달되어 그곳에서 평가된다. 이게 맛있는 향기인가? 좋은 느낌인가? 아니면 불쾌한 느낌인가? 이때에는 중견의지핵과 배쪽창백과 같은 작은 뇌 부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센터들에서 신호들이 긍정적 감정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후의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마도 신경세포에서 복잡한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 도파민, 세로토닌, 모르핀이 합세하는 듯하다. 도파민은 특정 사건의 반복을 강렬하게 열망하도록 만들며 세로토닌은 두려움을 잠재우고 불안을 가라앉혀 행복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행복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물질은 모르핀일 것이다. 모르핀은 체내 물질로써 신경세포를 자극하여 일산화질소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그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호흡과 맥박이 느려지며 긴장이 풀리는 행복한 순간이 찾아온다. 다시 말하자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맞이하면 인체가 그것을 알고 스스로 마약에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행복감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 격심한 차이의 원인은 바로 개인의 유전자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란성쌍둥이는 행복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 일치했지만, 이란성쌍둥이는 전혀 달랐다. 개인의 행복에는 유전자와 환경이 똑같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개인은 자신의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불행한 환경의 제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복에 관한 짧은 실험

기쁨이나 행복과 같은 감정은 나와 타인의 구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긍정적인 기분의 실험 참가자들이 자신과 타인의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한다는 사실이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긍정적 감정이 타인과의 유대감을 더 강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긍정적인 감정은 심지어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까지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긍정적 감정이 인식 능력을 키워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볼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한 실험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을 긍정적인 기분, 부정적인 기분, 그리고 중립적인 기분으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28개의 얼굴을 2초 간격으로 보여준 다음,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56개의 얼굴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조금 전에 보았던 28개의 얼굴을 찾아보라고 시켰다. 긍정적인 기분인 사람들이 얼굴을 더 많이 알아보았다. 마음이 행복하면 낯선 사람들이 똑같아 보이지 않고 그들 각각의 개성이 부각되어 보이는 것이다.

 

기분이 좋으면 남에게 더 친절하고 상냥해지기 쉽다. 한 전통적인 실험에서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동전 하나만 발견해도 남을 더 잘 도와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사실은 학자들이 미리 갖다 놓은 동전이었다.) 떨어뜨린 신문을 주워달라거나 대신 통화를 해달라는 남의 부탁을 더 기꺼이 들어주었다. 

 

나의 행복을 너에게도 줄 수 있다면

항우울제 프로작은 1980년대 가장 큰 인기를 얻은 현대의 행복 마약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우울증이 없는 일반 사람들도 그냥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그 약을 많이 복용했다. 2009년 독일에서 독일 직장 의료보험이 실시한 건강 보고서를 보면 독일 국민의 5%가 아무런 의학적인 근거 없이 능률을 높이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약을 먹는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들이 항우울제를 많이 복용한다고 한다.

 

정말로 이런 알약들이 건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약학자들은 행복알약을 계속 연구 중이다. 누군가는 행복 마약을 개발하는 것은 "대규모 사회적 위험"이라고 경고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일부 철학자들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행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이고 남을 더 잘 도와준다. 그리고 사회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필요로 하기에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행복 알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뉴멕시코 주립 대학의 기술철학자인 마크 워커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일부 소수의 특권자들(Happy Few)은 유전자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복과 만족은 그들의 노력 덕분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행복 알약으로 이 불평등을 해소시키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더 개량된 방법인 '깊은 뇌 자극법'은 이미 어떤 약도 듣지 않고, 기쁨도 행복도 느낄 수 없는 파킨슨병 환자나 중증 우울증 환자들에게 사용되어 효과를 얻고 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뇌의 중견의지핵 부위를 전극으로 자극하여 변화를 시도한다. 독일 본 대학의 학자들은 이 방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했는데, 그중 몇 명은 다시 예전의 취미활동을 시작했고, 심지어 다시 일을 하기 시작한 환자들도 있다. 

 

항상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실험 기계에 접속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기계에 접속하고 싶은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지상의 천국이나 행복도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현실과의 진짜 접촉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행복하길 원하지만, 이유없이 무조건 행복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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