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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감정을 읽는 시간- 슬픔

서린세이지 2024. 10.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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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감정을 읽는 시간」의 8장에서는 슬픔을 이야기한다. 남녀의 슬픔은 표현방식만 다를 뿐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다. 사별로 인한 슬픔을 허용하고, 상실의 아픔을 삶에서 일어나는 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장의 마지막에서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움은 슬픔처럼 지나간 인생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CHAPTER 8. 슬픔: 참고 참고 또 참지 말고 울어라

눈물 흘리는 여자, 침묵하는 남자

몇 달 전 임신 중인 아이를 잃은 한 부부가 있다. 부인은 인생이 무의미하게 여겨지며 잠을 잘 못 자고 악몽에 시달린다고 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도 많은 지지와 위로를 주었지만 서서히 주변 사람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나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첫째 아이가 있고 아직 젊으니 아이는 또 가지면 된다고 한다. 남편도 자기보다는 훨씬 더 잘 견디는 것 같고, 얼마 후 다시 예전처럼 출근을 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이 자기만큼 슬퍼하지 않는 것 같고 거리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예상과 달리 죽은 아이를 자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 왜 그 감정을 숨겼냐는 아내의 질문에 그는 자신은 아내를 돌봐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슬픔을 표현할 겨를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똑같이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었지만, 그 표현 형태는 달랐던 것이다. 

 

이들의 사연은 남녀의 슬픔은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표현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성은 밖으로 슬퍼하고 남성은 속으로 슬퍼한다. 여성은 슬픔을 드러내고 말 또는 눈물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반면 남성은 입을 다물고 혼자 슬픔을 달랜다. 남성에게 슬픔은 사고의 과정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파악하려고 하고 사실을 정리하면서 슬픔을 헤치고 나갈 길을 찾는다. 하지만 여성에게 슬픔은 정서적 과정이며, 다른 사람들의 지원과 인정을 찾는다. 방식만 다를 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슬퍼한다는 말은 옳지 않다. 여성들이 더 많은 눈물을 흘리지만, 그것이 슬픔의 밀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슬픔은 다를 수 있지만, 슬픔 그 자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울다가 웃는 건 죄가 아니다

슬픔의 강도나 지속 기간에 관계없이 슬픔을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픔을 허약한 마음 탓이라고 자책하면 고민을 하게 되고 죽은 사람에 대한 추억을 억누르려고 애쓰게 된다. 하지만 슬픔은 억누를수록 더 격렬해지고 부담스러워진다. 물론 슬픔을 자제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상실의 아픔을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슬픔은 인식 능력을 높여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돕는다. 두뇌가 보다 정확한 정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슬픈 일을 겪은 사람은 현 상황을 새롭게 평가하고 변화된 상황이 적응해야 한다. 

 

또 하나의 감정: 그리움

인간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의 삶과 이상적으로 상상하는 삶이 불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파트너, 직장, 자식 등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는 현실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 불완전함에 대처하는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그리움 또는 동경이라 부르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최상은 아니라 해도 지금보다는 나은 삶이 가능하며 그 삶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라는 생각과 느낌을 발전시킨다. 

 

사람들이 많이 그리워하는 대상은 파트너, 가족, 자신의 인성적 특징이다. 일, 우정, 취미, 건강 등도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움은 보통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그리워하는 경우는 드물다. 돈, 사회적 가치나 종교는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다. 

 

가장 흔한 동경의 대상이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라는 사실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그런 관계야말로 가장 많은 갈등을 지니고 있는 관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화목한 가정을 향한 동경은 대부분의 가정이 화목하지 않기에 더 강렬한 것이다. 다정한 커플 관계를 동경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나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 줄 파트너 만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그리움은 목표의 비현실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 때때로 우리는 멜랑콜리한 음악을 듣거나 그런 분위기의 책이나 시를 읽어 의도적으로 그리움의 상태를 만들어 그것을 느끼고자 한다. 그 결과가 허망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닿을 수 없는 인생의 목표와 심적으로는 더 가까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움은 인생의 장애물에 맞서는 일종의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움은 더 나은 여건을 목표로 삼으며 삶의 방향을 바꿀 있는 길을 제시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리움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꼭 이루고 싶었던 소망을 이루지 못한 경우 우울증이나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 동경은 엄청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환상을 추구할 위험도 있다. 이렇게 그리움은 슬픔과 마찬가지로 매우 양립적인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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