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물질의 궁극원자 아누」의 5장을 읽고 정리한다.

 

5. 공간의 신비

보이지 않는 세계

물질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만을 벡터로 나타낸 시공을 4차원 민코프스키 공간₁₎이라고 한다. 

₁₎ 좌표변환에 대해 불변인 두 점간의 거리를 나타내는 4차원 벡터 공간

 

소립자를 설명하는 데는 발산이라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문제를 없애려면 소립자를 확장해야 한다. 만일 4차원 민코프스키 공간을 그대로 두고 발산을 제거하려고 하면 인과율의 파탄이 발생하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 시공 역시 확장할 필요성이 생긴다. 이렇게 해서 민코프스키 공간의 차원을 무한히 크게 한 것이 부정계량의 힐버트 공간₂₎이다. 

₂₎힐버트 공간을 도입한 이유는 양자역학의 어떤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해 기하학적인 성질을 부여하기 위해서이다. 힐버트 공간의 요소들은 함수이며, 이것은 벡터와 아주 유사하므로 종종 벡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학에서는 이 힐버트 공간을 무한차원 벡터공간이라고 부른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4차원 민코프스키 시공에 기반을 둔 것이다. 하지만 소립자를 확장하면서 시공을 민코프스키 시공에 묶어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특수상대성 이론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무한복소공간을 의미하는 힐버트 공간이 민코프스키 공간을 대신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무한한 세계가 존재함을 암시한다. 이렇게 소립자와 시공간은 뗼래야 뗼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무한의 힐버트 공간이 평범한 4차원 민코프스키 공간을 대체해야 한다면, 우리는 왜 그 무한한 세계를 느끼거나 보지 못할까?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정된 공간 또는 시공만을 인식할 수 있다. 우리가 미처 관측하지 못하는 이러한 안쪽의 보이지 않는 공간을 데이비드 봄은 '숨은 변수' 또는 '접혀진 질서'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우리가 무시함으로써 어떤 현상에 모호함을 불러일으키는 변수, 그것을 숨은 변수라고 부른다. 자연에는 언제나 이런 숨은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인간의 관찰이 조잡해서 그것을 밝히지 못할 뿐이다. 접혀진 질서에 대해 설명해보자.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동일한 간격으로 잘게 접어 위에 돌출된 부분만을 이어 붙인다면, 우리는 새로운 종이의 표면 위에서 의미없어 보이는 선이나 점 또는 색의 얼룩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접힌 종이 속에 완벽한 그림이 존재하고 있음을 안다. 그러므로 아무런 의미와 규칙없어 보이는 선들이 사실은 접혀진 그림, 즉 접혀진 질서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나타난 모든 물리현상들도 그러한 깊숙한 질서, 즉 접혀진 질서에서 표출된 현상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충만한 진공

현대 우주론은 아무 것도 없는 곳, 즉 무(無)에서 우주가 탄생했다는 설을 유력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여겨지는 진공에서 소립자가 생성되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미 진공은 그 무엇을 낳는 생산자이지, 아무 작용도 하지 않는 순수한 무의 개념은 아닌 것이다. 진공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장(Field)이라는 개념이 도입됨으로써 이루어졌다. 장의 개념은 본래 전자기 현상에 대한 연구를 계기로 형성되었다. 1831년 전자기유도 현상을 발견한 영국의 패러데이는 전자기력이 매질을 통해 전달해 가는 근접작용에 의한 힘이라고 생각했다. 자석과 철가루를 이용하면 전기력선이나 자기력선의 형태로 전자기력이 전달되는 경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말이다. 

 

일반적으로 공간의 장소별로 어떤 힘의 양이 분포되어 있을떄 이 분포를 장이라고 부르는데, 전기력에 해당하는 장을 전기장, 자기력에 해당하는 장을 자기장, 중력의 분포를 나타내는 장을 중력장이라 부른다. 역선은 공간적인 힘의 분포를 나타내는데, 역선이 충만한 공간이라는 것은 장 그 자체를 가리킨다. 전자기력을 전달하는 빛은 전자기장의 진동이며, 중력은 물질이 진공에 놓임에 따라 기하학적인 성질이 바뀐 중력장의 변형이 전파됨으로써 전해진다고 본다. 우리가 비어있는 공간 또는 진공이라고 할 떄, 그것은 우리의 인식범위를 넘어서있을 뿐이지 공간의 본질 자체가 텅 비어있는 것은 아니다. 

 

홀로그래픽 우주

데이비드 봄과 함께 양자 퍼텐셜의 개념을 착안한 배질 힐리는 양자 퍼텐셜이 정보 퍼텐셜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 양자 퍼텐셜이라는 개념 속에는 우주의 모든 존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비국소성 개념은 물론, 부분이 전체를 포함하고 있다는 놀라운 주장까지 들어 있다. 부분이 전체를 포함한다는 개념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데에는 홀로그래픽의 발견이 큰 역할을 했다. 

 

홀로그래피 사진술은 1847년 헝가리의 물리학자인 데니스 가보어가 처음 고안해냈고, 1963년 에밋 리드가 레이저를 홀로그래피에 응용하여 상업화의 길로 들어섰다. 홀로그래피의 원리는 두 파동의 간섭으로 형성되는 간섭무늬를 사진에 기록하는 것으로, 이 때는 레이저 같은 동조성 빛이 필요하게 된다. 홀로그래피가 일반 사진술과 다른 점은 그것이 3차원 영상을 재생해 낸다는 점에 있다. 일반 사진이 3차원 대상을 2차원의 평면에 표현해 내는데 비해, 홀로그래피는 실물과 똑같은 3차원 영상을 공간상에 재생해 낸다. 따라서 우리는 홀로그래피 영상을 앞, 뒤, 옆, 위, 그리고 아래에서도 볼 수 있으며, 실제 3차원 물체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물체의 다른 측면들도 접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홀로그램 부분이라 할지라도 홀로그램 전체의 정보를 담고 있다. 전체가 부분의 정보를 포함하고, 부분이 전체의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 의학에서도 그 개념을 찾아볼 수 있다.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다른 장기의 정보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경락, 경혈, 수지침과 이침 등이 그 예이다. 특히 수지침과 이침은 손이나 귀에 인체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홀로그램의 좋은 예이다. 또한 홀로그램은 데이비드 봄이 주장한 접혀진 질서의 가장 좋은 예이기도 하다. 홀로그램의 각 부분에는 전체에 대한 정보가 접혀 있어, 이것을 펼치면, 즉 레이저광을 비추면 전체의 아름다운 영상이 되살아난다. 전체가 각 부분으로부터 펼쳐지는 것이다. 봄은 양자역학이 이러한 접힌 질서를 암시한다고 생각했다. 

 

공간의 공간들

초공간은 현현된 질서와 접혀진 질서, 즉 우리의 인식 하에 있는 3차원 물질우주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양분되며, 무한한 계층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중구조의 공간에서 한 공간은 더 낮은 차원의 공간에 대해서는 접혀진 질서와 펼쳐진 질서의 관계에 있으며, 더 높은 차원의 공간에 대해서는 반대로 펼쳐진 질서와 접혀진 질서의 관계에 있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인식하는 3차원 물질우주는 더 높은 차원의 펼쳐진 질서의 펼쳐진 질서의 펼쳐진 질서, 또는 보다 근원적인 홀로그램의 그림자의 그림자의 그림자쯤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신비학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분화된 초공간은 7중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 분화된 일곱 층의 공간을 존재의 계(Plane of Existence)라고 하는데, 각각의 존재계는 다음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디계(Adi plane)

아누파다카계(Anupadaka plane)

아트마계(Atmic plane)

붓디계(Buddhic plane)

멘털계(Mental plane)

아스트랄계(Astral plane)

물질계(Physical plane)

 

우리가 인식하는 3차원 공간은 물질계에 해당한다. 물질계의 궁극원자인 아누에 힘을 부어주는 상위의 4차원 공간은 아스트랄계이다. 그러나, 이들 상위 차원의 공간들이 말 그대로 일반 공간 개념의 위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계들은 서로 중첩되어 있으며, 3차원적인 위치 개념을 초월해 있다. 

 

반응형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