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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존감과 자기감을 가지려면 다른 누군가의 표정과 반응을 통해 미러링을 받아야 한다. 특히 어린 시절 양육자에게 나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무시당하거나 왜곡된 반응이 있었던 경험을 자주 했다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거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수치심이 내면에 형성되기 쉽다. 

 

2장 나는 왜 사소한 일에 수치심을 느낄까

자존감과 자기감

자존감(self-esteem)은 자신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평가를 말한다. 자기감(sense of self)은 자기가 스스로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뜻한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본능적으로 우리와 눈을 맞출 다른 사람을 찾는다. 다른 사람의 반응을 미러링하면서 나 자신을 발견한다. 특히 그들이 우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에 비추어 스스로를 인식한다.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평가이며 자기감은 자신에 대한 느낌이다. 한 인간으로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나타낸다. 이는 자신감(self-confidence)과는 다르다.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다. 자신감이 있다고 해서 수치심이 약하다고 할 수는 없다. 수치심이 생기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강렬하고 지속적인지는 자존감과 자기감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존감과 자기감은 타인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특히 어린 시절에 자신을 돌봐주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왜곡된 미러링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반응(미러링)하지 못하는 경우는 부모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어 감정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과거에 그들도 제대로 된 미러링을 받지 못해 스스로를 돌보고 치유하는데 감정적인 에너지를 소진해 버리기 때문이다. 

 

아이가 양육자와 눈을 맞추고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자 할 때 부모가 사랑 넘치는 태도로 반응하지 못하면 아이는 부모에게서 낯선 눈빛을 보게 되고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최악의 경우 부모와 아이의 역할이 서로 뒤바뀌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긍정적인 미러링을 하지 못하면 아이가 부모에게 맞추고 그들의 거울 역할을 하게 되고, 부모가 편안해하는 쪽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부모가 무능하다고 느끼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어떤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또는 괜찮은 척하기 쉽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아이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억눌러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자존감은 낮아진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비현실적이거나 없는 사람 같다고 느끼게 될 수 있다. 어른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두렵기 때문에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며, 이런 아이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거절당하거나 무시당하거나 부적절한 미러링을 받은 경험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부모라도 완벽하지 않으며 아이를 대할 때 실수할 수 있고 완벽한 반응만 할 수는 없다. 누군가 자신을 봐주고 공감해 주는 경험을 어린 시절의 1/3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자기가 누구인지 잘 알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러링의 부재

적절한 미러링을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된 경우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겪기 쉽다. 어떤 사람과 정서적으로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무척 버겁고 피곤한 일이 된다. 힘든 일이 생기면 차라리 혼자 있고 싶다. 자기 마음을 드러내면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무시하거나 버리고 떠날까 봐 두렵다. 

 

비록 어린 시절 미러링이 부족했더라도 살면서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생긴다. 자신을 온전히 봐주고 표정, 목소리, 그리고 태도 등을 통해 그동안 내가 받지 못했던 미러링을 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그 사람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내가 부족하다고 여겼던 나의 어떤 모습을 '멋있다' '그래도 괜찮다'라고 알려준다. 

 

누군가 나를 온전히 봐주지 않는 것은 자기감의 부재로 이어지며, 이것이 쌓여 만성적인 수치심의 밑바탕을 형성한다. 내가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없거나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항상 남아있는 것은 바로 만성적인 수치심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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